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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지킴이

받는 게 불편한 사람들의 기저 심리를 파헤쳐 보자

by 달보드레♡ 2024. 11. 14.


남에게 베푸는 건 잘하지만 정작 받는 건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받는 게 불편한 이유는 뭘까요? 저도 오늘 그런 일이 있었고, '왜 나는 항상 받는 게 어렵고 불편할까?'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지금부터 받는 게 어려운 그 기저 심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받는 게 불편한 사람들의 기저 심리


우리는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주고받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요. 남에게 도움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베푸는 것은 잘하지만 정작 본인이 그런 것을 받는 것은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숨은 심리가 있을 텐데요. 보통 타인과의 관계(특히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감정과 자기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받는 게 불편하다는 것은 받는 걸 싫어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거기엔 여러 가지 심리적인 원인이 작용해서 받는 걸 어려워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주는 것은 편하게 여기고 잘 베푸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나도 돈을 받고 싶다.", "나도 선물 받는 게 좋다.", "나도 도움을 받고 싶다."라는 감정들이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강하게 억압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현실에서는 나에게 돈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 나에게 자꾸 뭘 사달라고 요구하는 사람, 나에게 도와달라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납니다. 내가 억눌러 놓은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보여주는 사람들을 자꾸 만나게 되는 거죠. 우선은 이 억압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자기 가치에 대한 불안

받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못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무언가를 받으면 자신이 그만큼의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에 대해 의심하고 고민하게 되며, 그래서 받는 것 자체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존중감에 대한 불안은 성장 과정을 통해 겪은 수많은 경험들로부터 형성되는데요. 예를 들어 어릴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부모로부터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반복적인 거절을 계속 경험한다면 자기 가치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부모로부터 필요한 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자신이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자기 존중감이 결여될 수 있습니다.

내가 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남의 생일은 열심히 챙겨주면서 자신의 생일에는 축하받기를 꺼려한다거나, 필요할 때 발 벗고 나서서 남을 돕지만, 정작 자신이 필요할 때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2. 의존성에 대한 두려움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스스로 성취하거나 남을 도울 때는 만족감을 얻지만, 받는 행위는 일종의 의존성으로 받아들여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도움을 받을 때 수치심, 모멸감, 죄책감 등을 느낀다면 자신이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존재여야 한다는 강한 신념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감정입니다. 

스스로 하지 못했을 때 자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고,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도움 받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부모와의 관계 경험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의존적인 관계에서 자신이 타인에게 부담이나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될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무언가를 받으면 타인에게 부담을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고, 그 사람에게 빚진 기분이 들어서 자신도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3.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불편함

주는 것은 우월하고, 받는 것은 열등한 것이 아닌데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축하할만한 일에 선물을 받는 것은 해당되지 않겠지만, 필요에 의해서 도움을 받아야 될 때는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나의 필요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도움을 허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는 불편한 감정은 자기 방어적 태도에서 비롯되며, 특히 완벽주의자나 강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취약함을 드러내는 일이 매우 불편할 수 있습니다.


4. 타인에 대한 책임감

남는 돕는 것, 물질적인 것을 베푸는 것에는 익숙하고 편하지만 받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을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강한 책임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 도움이나 물질적인 것을 주는 것은 자신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여기지만, 받는 것은 자신의 역할에서 벗어난 행위로 여겨져 마치 자신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것 같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 이렇게 고착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에게는 이타적인 사람으로 좋게 평가될지 몰라도, 이렇게 굳어진 자아상은 평생 타인에게 베풀고 희생하기를 강요하지만 정작 스스로에게는 받는 것을 허락하지 못하는 크나큰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5.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성향

남에게 도움을 주며 칭찬,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온 사람들은, 그런 이미지나 기대에 부응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받기보다는 주는 쪽에 익숙해지고, 주는 것을 통해 더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유지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6. 감정적 거리 두기

인간관계에서 주고받는 행위는 타인과의 감정적 유대감을 증대시키는 일이기도 한데, 사람에 따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부담이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다치거나 상처받는 걸 피하려는 방어적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받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져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고 생각되기에 부담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상처나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선물-상자와-주고받는-손을-클로즈업한-사진
선물-받기

 

마무리


여기까지 받는 게 불편한 사람들의 기저 심리에 대해서 6가지로 나누어 살펴봤습니다. 보통 이런 원인은 어느 항목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포괄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독립심과 책임감이 강해서 의존성에 대한 두려움,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면 모든 항목에 조금씩은 해당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는 모두 숨은 심리가 있고, 그 원인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끊임없이 판단하는 자아가 있겠지만, 또 우리는 있는 그대로 자기수용하는 방법을 매일 실천해야 합니다. 내 마음을 살피고, 마음의 소리에 매일 귀 기울이는 작업은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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